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나는 소흥에서만 당신과 만나고 싶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강남에는 소흥이 있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흥은

회계산（会稽山）에 끊이지 않은 향불입니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흥이

감호의 반짝거리는 물결입니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흥이

계단밭의 온통 황금빛입니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흥이

머리를 들어 보는 하늘의 컬러입니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흥이

산속에 숨어 있는 묵향입니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소흥이

구름과 물 사이의 오봉선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나는 소흥에서만 당신과 만나고 싶습니다.

함께 피는 꽃을 찾아가고

함께 오고 가는 구름을 보기도 합니다.

가능한다면, 우리는

어둠이 주위를 뒤덮은 동포에서 만나서

오본선에서

황주를 마시면서

경치를 즐겨 봅시다.

가능한다면 우리는

묵향이 가득하는 난정에서 만나서

유상곡수를 함께 감상하면서

술을 같이 합시다.

가능한다면 우리는

승수 마을의 고대 희곡 무대 옆에 만나서

월극의 완곡과 부드러움에 빠져

함께 그 이야기를 음미합시다.

가능한다면 우리는

푸른 심구봉에 만나서

산에 올라가 푸른 산림을 구경하고

산에 내려 맑은 개울물 즐깁시다.

소흥이 이렇게 사람을 취하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마음속에 깊이 스며드는 산수과 가슴속에 파고든 경치입니다. 소흥에서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지 여기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