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은 약간 얼근하고, 바람과 달은 따뜻하고 아름답다. 밤의 장막이 내리자, 옛 마을은 대낮의 소란스러움을 벗고, 호숫가 마을 사람들의 생활의 본색만 남았다. 밤빛 아래의 삼리장가를 거닐며, 옛 마을 백성들의 일상을 다 돌아보고 나서, 대나무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그 할아버지, 돌난간다리에 앉아 부들부채를 흔들던 그 할머니, 그리고 노에 부서져 출렁이는 물결...
옛 마을의 아름다운 경치는 사계절이 각기 다르고, 낮과 밤의 풍경도 다르다. 옛 마을은 시시각각 다른 아름다움을 펼쳐 보이는 듯 하다. 대낮의 옛 마을은 인파로 북적대는 것이 좀 시끌벅적해 보인다면, 밤의 옛 마을은 취하게 할 만큼 조용하다.
물에 의해서 건설되고, 물에 의해 태어난 천년 옛 마을은 지금부터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성찬”을 시작했다. 석판, 다리 끝, 처마, 복도가 이미 온통 네온사인으로 물들었다. 집집의 고풍스러운 처마 밑에 초롱을 달고 오색천으로 장식하고 거리 곳곳에 등불이 환히 밝혀져 있다.
야시장은 북송(北宋) 시기에 처음 시작되었는데, 그 무렵에는 밤이면 으슥하여, 시장-시정은 원래 시장의 의미를 가지는 고어임에 사람이 들끓고, 강호의 기운이 가득하고, 생활의 기운도 충만하였다. 지금 천 년이 지나도 야시장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존재다.